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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가혹행위, 단순 폭행 혐의보다 처벌 무거워… 다양한 상황에 성립
사회와 분리되어 독자적인 질서를 구축하고 있는 군대는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하여 국토 수호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엄격한 위계질서가 적용되며 상명하복의 원칙이 예외 없이 적용된다. 군 형법은 이러한 군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군 특유의 조직 체계를 보호하기 위해 일반 형법과 다른 내용의 범죄를 규정하고 있으며 형량 역시 매우 높게 정하고 있다. 군대 가혹행위는 군형법 제62조에 규정된 범죄로, 크게 직권을 남용하는 경우와 위력을 행사하는 경우로 구분한다.
군형법에 따르면 직권을 남용해 학대 또는 가혹한 행위를 한 군인 등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저지르는 가혹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적용되는 혐의로, 장교나 부사관 등 지휘관 또는 지휘자의 권한을 가진 이들이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안에 대한 행위가 문제가 되며 훈련 등 업무와 연관이 없이 발생한 사적 제재라면 직권 남용 가혹행위로 보기 어렵다.
직권 남용 가혹행위는 주로 얼차려와 관하여 갈등이 불거지는 경우가 많은데, 상급자가 하급자를 교육할 목적으로 시행하는 얼차려는 일종의 교정 행위이기 때문에 얼차려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이를 군대 가혹행위로 보기는 어렵다. 육군 규정 제120호 병영생활규정에서는 얼차려 실시 요령을 규정하고 있다. 해당 요령에 따르면 상급자는 병사의 병영 생활 상태나 체력 수준을 고려해 합리적인 얼차려 방법과 횟수를 정해야 하며 병영생활에 적응하기 어렵거나 신체적으로 아픈 병사에게 얼차려를 부과해선 안 된다.
연대 책임을 지워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장병에게 얼차려를 부여해선 안 되는 등 얼차려 부과 대상과 시간, 방법이 규정되어 있다. 해당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수준의 얼차려는 가혹행위로 인정되지 않는다. 판례에서는 어떠한 행위가 가혹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자의 지위, 처한 상황, 행위의 목적,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결과 등 구체적인 사정을 검토해야 하며 설령 교육 목적의 행위라 하더라도 정당한 한도를 초과했는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원칙적으로 병사 간에는 상하 관계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병사 간 가혹행위는 직권 남용 가혹행위로 처벌하기 어렵다. 이때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위력을 행사하여 학대나 가혹한 행위를 하는 ‘위력 행사 가혹행위’다. 위력이란 타인의 자유의사를 억압할 만한 일체의 힘을 말하는데 폭행과 같은 유형적인 힘이든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협박 등 무형적인 힘이든 가리지 않는다. 혐의가 성립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육군 판사 출신의 법무법인YK 김현수 형사전문변호사는 “군형법상 군대 가혹행위는 특정한 유형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으며 사람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경우라면 무엇이든 가혹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 가혹행위로 인정되면 단순 폭행에 비해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며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면 벌금형 없이 오직 징역형으로만 처벌되기 때문에 중형을 피하기 어렵다. 얼차려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규정에 근거하여 정당한 범위를 넘어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링크 : https://www.globalepic.co.kr/view.php?ud=2023102414531815546cf2d78c68_29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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